진정한 시민 공론장으로서의 방송이 필요
2000년대 들어와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은 심각한 사회분열 양상으로 악화 되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언론의 시민 공론장 기능 상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하여 서로 다른 시각에서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토론을 거치고 이를 대중이 판단의 근거로 삼을 때 건강한 여론 형성이 가능한데 우리의 신문들은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의견과 사실을 묵살하는 경향이 강하다.
방송은 중계방송 하듯 단순한 전달에 머물고, 새로운 미디어로 등장한 인터넷은 선정주의와 감성적 포퓰리즘으로 흐르는 경향을 보고있다. 이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언론, 시민의 공론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언론매체의 등장이 절실한 상황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뉴미디어 시대의 방송매체가 ‘오락상자’에 머무르는 것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상파 5개 채널과 케이블과 위성방송 전부 더해서 1백여 개의 채널이 존재하지만 방송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의 아쉬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같은 방송 네다섯번 보게 되는 건 기본으로 채널만 많지 볼 게 없다는 등의 불만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시청자들의 이러한 불만이 단지 기존 방송의 역할 수행이 미흡하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급속한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깊이 있는 토론, 재즈나 월드뮤직, 독립영화와 예술영화, 촌철살인의 풍자코미디 등 아직 다수의 관심을 끌지는 못하지만 적극적인 소수가 원하는 분야는 매우 많다. 영상매체는 인쇄매체가 지니고 있던 현장성과 사실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지식매체로 자리잡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문화의 다양성과 사회의 전문화도 촉진할 수 있다. 이것이 종합편성PP 형식의 새 방송이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이유이다.”
사회가 발전하고 확장될수록 우리는 더 전문적이고 다양하면서도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지식과 정보를 원하게 된다.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 방송은 다수의 이해를 반영하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소수만 시청하는 프로그램을 공급하여 다수 시청자를 외면한다면 지상파방송은 존재이유를 상실할 것이다. 따라서, 방송에서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의 전문성과 다양성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케이블과 위성방송의 전문PP 또한 특정 분야를 주제로 하는 전문채널이긴 하지만 특정분야에 대한 일반적 관심사를 다룰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음악방송에서는 좀 더 대중적인 음악을, 영화에서도 좀 더 대중적인 영화를 다루게 되는 것이다. 영화 음악 역사 등 주제가 전문화함으로써 대상 시청자 층 자체가 줄어드는데, 그 안에서도 다시 한정된 소수만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방영한다면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시청률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정한 방송 다양성의 구현은 종합편성PP를 통해서만 가능핟. 기존 지상파 방송 콘텐츠의 대중성을 외면하는 다양한 소수, 전문PP에서 소외되는 전문적 소수를 위한 방송이 가능한 형식이기 때문이다.”
방송은 이제 우리 생활 속 일부가 되었고, 누군가가 이미 만들어놓은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우리가 필요한 것을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만들어간다면 지금보다 진일보한 진정한 의미의 언론매체를 우리도 하나쯤 갖게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새방송을 바라는 각계 전문가모임 200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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