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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4/03 정당정치를 복원하자 (2)
- 2008/02/19 여백이 있는 정치는 불가능 한가?
황의홍 / 자유기고가
이번 총선의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정당정치의 붕괴다.
정책을 중심으로 한 쟁점과 이슈는 사라지고 “박근혜 총선” 이라고 불릴 만큼 한나라당의 분란이 선거의 초점으로 부각 되고 있을 뿐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여파로 세계 경제가 출렁거리고 있으며 국내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 정부 경제팀이 과거 관치경제 시대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면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남북관계도 6자회담과 지난 해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정신을 부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색되고 있으며, 국민들의 실제 삶은 대학 등록금 천 만원 시대 도래와 물가상승이 이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각 정당이 총선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대안을 제시하고 치열한 토론을 전개하면서 자신의 정당을 지지해 달라고 해야 옳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은 뒷전이다. 기본적으로 당내 경선은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끼리의 경쟁으로 정권을 획득하였다면 패자를 감싸 안고 당내 화합과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 정도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승자가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정도 이상으로 반대파를 제거하는 공천을 단행했다. “친박연대”는 총선에 후보를 내는 정당의 이름이나 박근혜 의원의 팬클럽 같은 모습으로 우리나라 정당 정치의 후진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아픈 모습이다. 1인 보스 정치와 지역감정을 중심으로 전개 되었던 3김정치와 다를 바가 없다. 정당이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서 이념과 정책을 중심으로 모인 결사체 라는 정당의 기본 개념을 무시하는 사당화의 모습이다. 통합민주당도 한나라당과 별로 다르지 않다. 현재의 통합민주당은 2006년 지방선거 이후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하여 정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 위해 만든 페이퍼정당(선거용 정당)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넘어 온 손학규 대표, 시민사회, 구 민주당, 열린우리당의 제 세력이 모여 급조한 정당이다 보니 정책과 이슈에 대한 고민 보다는 복잡한 당내 세력의 이해관계 조정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진보신당과 민노당도 노선 싸움으로 분당 하면서 보수정당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진보정당만의 정책과 이슈를 만들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뒷전으로 밀린 상황이다. 이회창씨를 중심으로 한 자유선진당, 문국현씨를 중심으로 한 창조한국당 역시 1인 보스 중심의 사당의 모습 일 뿐이다. 12월19일 대통령 선거로부터 불과 2~3개월 만에 치러야 하는 선거여서 여야 모두 당 체제정비라는 이유로 후보등록일이 임박해서야 공천자를 발표하는 유례없는 일이 발생 했다지만, 지난 12월 대선에서 "BBK 의혹”으로 인해 국민 생활과 직결된 쟁점과 이슈를 다루지 못했기에 이번 총선은 각 정당이 정책 중심의 선거를 치르는게 옳은 일이다. 국가발전을 위해서 정당 정치의 안정성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정당의 탄생과 소멸, 혹은 명칭 변경 과정을 보면 일일이 기억하기 조차 힘들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국정을 담당하는 한 축인 정당이 지금의 모습으로 신뢰를 상실한 것은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을 대신하여 법을 만들고 예산을 확정하며 정부를 견제해야 할 정당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은 총선에서 지연, 혈연, 학연같은 1차적 선택기준에서 벗어나 디지털시대 문명사적 전환기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꼼꼼히 들여다 본 후에 한 표를 행사하는 방법 뿐인 것 같다.
이른바 “박근혜 총선”이 나타난 것은 지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의원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고, 낙천한 당사자들은 승복할 수 없다며 탈당해서 “친박연대”를 결성한 때문이다.
당내 경선 마저도 승자 독식이 이루어진다면 당내 경선 과정이 본선 이상으로 이전투구로 진행될 수 밖에 없고, 경선 후에도 승자를 위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승복의 문화가 형성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의 일천한 당내 경선 문화 영향 이겠지만 정당을 불문하고 아직까지 역대 당내 경선 후보 간에 화합하고 협조해 나간 사례가 별로 없다. 이종찬, 박철언, 이인제, 한화갑, 김근태 후보 등의 사례가 그렇다.
박재승 당 공천심사위원장이 비리전력자 배제 원칙을 관철시켜 이른바 “공천혁명”을 단행했을 때 국민들은 크게 환호 했지만, 그 후에 실정에 책임이 있는 친노세력과 386 현역 정치인을 여론조사 형식을 통해서 고스란히 공천한 결과는 실망 스러웠다. 또한 비례대표 후보 선정에서는 구 민주당과 손학규 대표가 자파 세력 중심으로 공천함으로 인해서 “박재승 효과”는 사라졌고, 비리전력자 배제 원칙 마저도 무소속 출마 빌미를 제공하여 빛을 바랬다. 실제로 당 공식후보가 있지만 민주당 지도급인사들이 무소속 후보들을 지원하는 촌극도 벌어지고 있다.
정당이 선거 때마다 정책 보다는 사람중심으로 이합집산 하고 당선만을 위해서 당적을 수시로 변경해도 여의도 정치를 계속할 수 있는 후진적인 모습은 이번 선거로 끝을 내야 한다. 선의의 피해자는 선별해야겠지만 정당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철새 정치인은 냉혹한 심판을 해야한다.
여의도에 정부조직개편안을 놓고 전운이 감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총선을 치러야 하니 생존을 위한 샅바 싸움은 어찌 보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회의사당에서 막말이 난무하고 벼랑 끝 대치 상태를 계속 지켜보는 것은 씁쓸하기만 하다. 연말 정기국회에서 새해 예산안이 법정기일내에 통과된게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예외없이 멱살잡이와 봉쇄, 몸싸움 장면은 지속적으로 화면을 장식한다. 국회의원이 법을 만들면서 폭력과 물리적 힘을 동원하여 만든 법을 국민들 보고 준수하라고?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뉴스메이커 '06. 9. 15자를 보면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기자를 상대로 의미심장한 요구을 던졌다.
그는 “퀴즈를 내겠다.
‘ㄲ’으로 시작하는 성공조건 7가지를 대보라”고 요구했다.
20여 명 기자가 한동안 머리를 싸매고 전전긍긍하자 그녀는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얼마 뒤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바로 ‘끼’ ‘깡’ ‘꼴’ ‘꾀‘ ‘꾼’ ‘끈’ ‘꿈’”이다. 이 모든 것이 갖춰지면 ‘꽃’이 된다.”
"깡"의 정치
최근 여의도의 모습은 7가지 조건 중에 "깡"이 절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꿈'과 '끼'같은 좋은 덕목은 뒷전이고 오로지 누가 '깡다구'가 있는지 이런 특성을 가진 정치인 만이 생존하는 양상이다.
대학이나 기업에서 훌륭한 성취를 이루고 존경받던 분들도 예외없이 여의도에만 오면 볼썽 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상처를 입고 떠난다.
정치의 속성이 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이므로 일정 정도 권모술수가 뒤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외국의 정치모습은 우리 처럼 몸싸움과 막말로 점철되어 벼랑 끝 대치의 모습은 아니다.
3선을 지낸 모 국회의원은 '서로 자해'를 하고 있다며 '상대를 향하여 칼을 휘두르지만 그 칼이 결국 자기를 향한다'며 자괴감을 토로한 바 있다. 열린우리당에서 막말 정치의 원상으로 지목되던 대변인제를 폐지하고 품격있는 정치를 하겠다 했지만 원 상태로 돌아오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여백의 정치가 정답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 중의 하나인 지나친 에너지, 열정이 대표적으로 분출되는 곳이 정치 현장인 여의도 이다. 6.25 잿더미 속에서 다른 나라가 100년이 넘게 걸려서 이룩한 성과를 30년만에 이루었으니 사회적 모순은 도처에서 발견될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우리 정치에서 극한 대립 보다는 여백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었으면 좋겠다.
더 이상은 여의도에서 서로 '자해'하는 광경을 보고 싶지 않다. 그만 들 하자.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 당선인이 인수위와 장관, 청와대 수석 내정자 들에게 끊임없이 휴일과 개인 사생활을 반납하고 일하는 정부를 강조하는 것이 이러한 여백을 완전하게 차단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이명박 당선인과 현대에서 같이 일했던 이계안 의원은 최근에 <‘식소사번(食少事煩)’이라는데 MB가 걱정이오> 제목의 뉴스레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표현은 다르지만 여백의 정치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말인 것 같다.
‘모사재 인성사재천(謀事在人成事在天)’ 이라는 구절을 낳은 오장원 전투에서,
위나라의 군사 사마중달이 했다는 '식소사번(食少事煩)’이라는 말을 곱씹게 된다.
경제인들을 만나 “애로사항이 있으면 직접 전화하세요” 라고 말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말이나, 누가 보아도 청와대 기능을,
좀 더 솔직하게는 대통령의 임무를 대폭 강화한 정부조직 개편안을 보며 머리에 떠오른 말이 바로 ‘식소사번’이다.
오장원에서 제갈공명과 대치한 가운데, 제대로 먹지도 않고 잠도 줄여가며 친히 매사를 살핀다는 제갈공명의 근황을 전해들은 위나라 군사 사마중달의 판단은 이러했다.
‘식소사번이라. 아, 제갈공명이 곧 죽겠구나.’
비록 죽은 제갈공명에 쫓긴 사마중달이지만 그의 판단은 옳았다. 오장원에서 제갈공명은 죽었고, 사마중달은 살아남아 새 나라를 세운다.
* 팀블로그 "바실리카"와 오마이뉴스에 동시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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